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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자!/감상평

[노르웨이의 숲] - 무라가미 하루키

포피이 2022. 6. 6. 01:46

정말 할 말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은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일본 소설작가 무라가미 하루키 작가의 히트작이다.

위 책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소설이라 소설 시간대 역시 1980년대를 주로 이루고 있다. 현대처럼 휴대폰이 없어

인물들은 편지로 근황을 주고받고 레트로 음악을 주로 듣는다.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와타나베', 주인공 와타나베의 고등학교 동창 '키즈키', 키즈키의 소꿉친구인 '나오코', 

주인공과 같은 대학 과목을 듣는 '미도리', 주인공 기숙사 룸메이트인 '돌격대', 기숙사 선배인 '나가사와 선배',

나가사와 선배의 여자친구인 '하즈미', 나오코의 요양 병원 친구인 '레이코'가 있다.

 

사건 별로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37살인 주인공 와타나베가 보잉 747기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10~20대의 과거 이야기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서 나오코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가 연출된다.

처음엔 기숙사 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사립대학교 문학부에 재학 중인 와타나베는 기숙사에 살고 있다. 그의 룸메이트는 괴짜이면서 너드남인 '돌격대'이다. 그와의 생활이 연출되는데 대부분 돌격대와의 생활방식 차이에서 나오는 기행(?)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침 7시부터 규칙적으로 라디오를 틀고 체조를 하는 돌격대의 행동은 독자들의 눈으로 보아도 배려심이 없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신념이나 행동들을 확고히 하는 느낌이라 여러모로 복잡미묘(?) 했다.

 

다음 에피소드는 주인공의 동창인 '키즈키' 동창의 소꿉친구인 '나오코' 그리고 주인공 이렇게 3명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키즈키는 집안도 좋고 성격도 쾌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어릴 적부터 소꿉친구였던 나오코와도 사이가 좋아 인맥, 학문, 사랑 모든 것을 잡은 성공한 삶을 살고있는 느낌의 사내였다. 그는 나오코와 사이가 정말 각별했는데 13살 때부터 나오코와 신체적으로 거리낌이 없을만큼 서로를 사랑했다. 에로틱한 행위들도 당연한 행위인 듯이 받아들이는게 마치 서로의 영혼이 연결 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18살, 키즈키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들이마시고 자살을 한다. (이때 난 이해가 잘 안되었다. 급전개라 빠진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생의 어떤 현타가 와 자살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시점부터 주인공과 나오코와의 관계는 분기점을 맞이한다. 서로의 관계(친구)를 이어주던 매듭이 사라진듯한 어떠한 '상실감'을 느끼면서.

 

다음 에피소드는 기숙사 선배인 나가사와 선배의 에피소드이다.

나가사와 선배는 우월주의자이자 나르시스트이다. 명문 집안에 법학대를 다니는 나가사와 선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떠한 방법을 쓰든 성취하고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다. 그는 주인공을 데리고 자주 밖으로(대부분 유흥가) 나가 주인공과 함께 칵테일을 마시며 성욕을 마구 해소한다.(원나잇..ㄷㄷ) 책에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주인공은 7~8번 정도 이 생활을 하다가 야스 한 후 생기는 감정의 부산물인 '허무감', '공허함' 등을 느끼며 일종의 현타를 느낀다.

 

다음은 자살한 키즈키의 여자친구인 나오코와의 에피소드이다.

그러던 중 연락이 뜸해진 나오코와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다. (20살의 야스 내용을 분기로) 자신이 그 시점(키즈키가 자살한 시점)부터 멘탈이 부서져버린 것을 깨닫고 깊은 산 속에서 요양하게 된다. 요양원은 전문적인 의료 기관이 아닌 힐링하는 곳이다. 이곳은 누구도 타인에게 바라지 않으며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환자-의사 간의 관계가 아닌 협업자로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는 곳이다. 외부와 단절되어 있어 한번 들어왔다가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지만 주인공은 면회의 명분으로 여러번 이곳을 왕래한다. 왕래할 때마다 나오코와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듯 하면서 신체적으로도 에로틱한 행위를 하지만 결국 나오코는 주인공에게 사랑의 감정을 주지는 않는다.

 

다음은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미도리의 에피소드이다.

미도리와 같은 수업을 듣는 주인공은 음식점에서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진다. 미도리는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업(서점)일과 대학 공부를 병행해서 생활하는 대학생이다. 그녀는 주인공이 자신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지도 바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준다는 사실에서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암투병으로 어릴적 돌아가시고 자신의 아버지도 암투병 생활을 하고있어 어느 누구에게도 소녀의 투정을 부릴 수 없었는데 주인공이 모든 투정을 받아주는게 고마웠나보다. 그렇게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껴 시간이 될때마다 데이트 신청을하며 서로의 생각, 섹슈얼리즘(?) 등을 공유한다. 그러나 주인공이 나오코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에게 실망하거나 서운해한다거나 하지만 결국엔 그녀도 그를 사랑해서 그가 나오코를 정리할 때 까지 기다린다고 말한다. 미도리는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주인공과 만났는데 그녀는 남자친구도 사랑하지만 주인공과 있을 때는 마음이 무척 포근해진다면서 남자친구와 주인공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남자친구한테 단호하게 헤어지자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주인공은 나오코를 무척이나 사랑했기에 (성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미도리에게는 자신은 어쩔 수 없이 나오코를 보살펴줘야한다 라고 말한다. (이것은 키즈키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고 정말 정서적으로 나오코를 더 갈망(?) 하고 있어서 일 수도 있다. 복잡미묘하다.)

 

마지막은....

나오코가 목을 메 자살하면서 주인공의 마음에 '상실감'이라는 큰 구멍을 남긴다.

주인공은 그 사실을 깨닫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나오코가 자신이 아닌 소꿉친구였던 '키즈키'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도쿄로 돌아와 그녀와 지냈던 기억들을 가슴에 담은채 도쿄로 돌아와 생활한다. 주로 자살을 통한 인간관계의 결핍, 부재 등을 통한 감정선들이 주인공의 행동, 독백으로서 잔잔히 전해진다. (정말 매력적인 필력이다)

 

추가로

나오코가 병원 요양생활을 하면서 친해진 레이코 에피소드가 있다.

그녀는 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소녀였다. 각종 피아노 대회에서 입상하며 밝은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지만 새끼 손가락 신경이 마비되는 사고를 겪고 피아노만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뒤로한 채 현실을 깨닫고 피아노 선생으로서 살아간다...하지만 그녀는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몇몇 피아노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래도 가정도 있는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한 이쁘장한 여학생이 성적으로 자신을 유린(?)하게 되고 그녀는 그것이 좋으면서도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는 것을 알고 결국 그녀를 거부하게 된다. 이 때 그 학생이 레이코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식으로 소문을 만들어 퍼뜨린 후 레이코는 나오코 처럼 가슴 한곳에 '허무감'이라는 큰 구멍이 생겨 살짝 미쳐버린다...

 

개인적인 소감이다.

이 책은 사람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상황에 따라 치이고 변하기를 반복하는지, 소중한 사람이 사라지게 된다면 비어버리게되는 큰 구멍을 어떤식으로 극복해 나아가는지 (안고 살아갈 것인지 버티지 못하고 자살해버린다는지) 등에 대한 고찰을 독자들에게 전파한다.

 섹슈얼 적으로 비유를 해서 더욱 크게 와닿는 허무감, 허망감은 개인이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금 되새겨준다. 신체적으로 결합되어도, 물리적으로 아무리 가까운 사이더라도 개인 만의 영혼적 동반자는 서로를 이해해주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닌 마치 그 사람이 자신인 것 처럼 대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심장의 반쪽을 주는 것처럼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고 그사람의 일부를 갖는 행위. 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 없을  때 느끼는 허탈감, 상실감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살아가면서"라는 문장을 이 책에선 "죽어가면서"라고도 표현한다. 살아가는 자는 결국 죽게되고 먼저 죽게 된 사람의 영향을 받아 살아가지만 마치 죽어가는 것과 같다. 살아가고 있지만 죽음을 안고, 죽음을 느끼는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한다.

 

결론적으로 한줄평을 하자면 한번 뿐인 인생, 이 세상 어떤 이(한명 혹은 다수) 에게 죽기 전까지 잊혀지지 않을 만큼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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